은파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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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파산업 + 김승범

APAP 은파메모 No. 01

은파만물 = 은파전기 + 은파리빙 + 은파자원 + 은파게임

물건 지켜보기 : 은파리빙, 은파게임 이야기

익숙한 상품이자 도구들이 테이블 위에 펼쳐져있다. 사용되지 않은 상품들은 조명을 받아 반짝거린다.

그러나, 기존의 정형화된 카테고리 하에 진열되어 있지도 않고, 다들 평소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 놓여있다. 그냥 쌓여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데, 사용이 끝난 폐기물의 쌓여있음도 아니다. 쓰여지기도 전에 용도가 변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물건을 그냥 바라보는 것도,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어색하다.

어색한건 어쩌면 물건들이 가진 (내 기억의) 용도들이 뚜렷한데 그 부분만 비워두고 바라봐서인지도 모른다. '원래 용도를 제외하고는 마음대로 써!'라는 내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상품 용도 변형 하기

상품이 가진 용도를 지우기위해 조금씩 변형을 해보기로 했다. 내 마음도 최대한 비우기로 했다.

정해진 운명(용도)에 따라 평소에 서로 만나지 않을 물건이지만 만나면 왠지 귀여운 것들을 결합했다. '대상에 특정 행위를 가하는 도구'에는 해당 대상을 바꿔봤다. 용도에 따라 순서가 정해진 물건은 그 순서를 바꿔봤다.

바닥에 고정되어야 할 도마에는 바퀴를 달았다. : 바퀴도마 물의 흐름을 바꿔야할 수도꼭지는 전기를 흘려보냈다. : 전기꼭지 수도꼭지에서 자신을 채워야할 컵에는 수도꼭지를 달아 자신을 비울 수 있게 하였다. : 꼭지컵

성급하게 변형된 물건들은 불완전해졌다. 전기의 흐름을 조절하던 전기꼭지는 금새 망가졌다. 무게중심을 잃은 꼭지컵은 기울었고, 바퀴도마는 할 일이 없었다.

바퀴도마는 벨크로를 이용해서 무게중심을 잃은 꼭지컵을 지탱해주기로 했다. 꼭지컵이 안정감을 찾았다. 특정 위치에만 붙였던 벨크로를 바퀴도마의 위에 모두 깔았다. 까칠까칠한 면이 느낌이 좋아졌다. 까칠바퀴도마가 되었다. 까칠바퀴도마는 이제 더 많은 물건을 고정시킬 수 있게 되었다. 탁구공에도 벨크로 (찍찍이공) 를 달아 바퀴도마에 붙였다. 사람들은 까칠바퀴도마를 굴리며 그 위에 찍찍이공을 던져서 붙이며 놀았다.

원래의 강한 용도가 사라진 물건 중에는 장난기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들이 있다. 장난기는 놀이가 된다. 놀이는 규칙과 제약이 더해져 게임이 되기도 한다. 까칠바퀴도마와 찍찍이공은 게임이 되었다.

도구의 대한 생각: 인식과 능력의 확장 그리고 축소: 은파자원

도구를 관찰하면 할수록 발명가 사람이 궁금 해졌다! 도구를 발명한 사람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도구를 만들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은 나와 다른 인식을 가진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

내가 못 보고 있는것은?

발명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많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내가 인식 못하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구를 발명하는 하나의 방법은 복잡한 과정을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도구는 우리의 인식과 능력을 확장하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은 잘 안보이게도 만든다.

불편하지만, 과정을 잘보이게 도와주는 도구

전기를 항상 편리하게 쓰지만, 나에게 전기에 대한 인식은 그냥 없으면 아쉬은것 이다. 분명 많은 과정이 숨어 있는데 내 일상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를 만들어 보자!

주어진 재료 도구 중에 환풍기와 모터가 있다. 환풍기를 돌려 모터를 돌리면, 모터에서 전기가 발생한다. 화력발전, 수력발전이 이렇게 만들어 지잖아. 직접 만들어서 수력(손힘)으로 돌려 보았다. 그런데 0.1v의 전압이 측정된다. 100번 돌리면 핸드폰 0.01 초나 동작 시킬 수 있을까?

이 발전기로 LED를 킬 수 는 있을까? 과연 대체 에너지가 될까? 그런데 하나!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게 힘들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내 손이 고생이다.

태양빛 충전기: 은파 전기

좀 더 안정적이고 손이 덜 고생인 에너지원을 찾아보자. '학생의 도구'에서 힌트를 얻어서 태양빛 충전기를 만들어 보았다. 수퍼캐패시터와 IC(MAX757) 솔라패널로 충전기를 만들었다. 뚝딱뚝딱 1시간 충전하면 스마트폰을 20초 동안 충전 할 수는 있다. 에너지를 저장하고 모으기는 참 쉽지는 않네.

에필로그: 다품종 소량생산과 도구 만들기의 희열?

이 작업을 하면서 느낀점은 물건을 자세히 관찰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고, 물건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변형하면서 다품종의 소량생산 도구(소소한)를 만드는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느꼇다. 그게 누군가 필요로 하는지 모를 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