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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

동무공의 일화

출처 : 한의학회지 1971. 8권. p7-8

사상당한의원장 박석언

필자는 일찌기 함흥에 있을 때에 한두정선생문하에서 사상의학을 배운바 있었다. 이때에 선생께 들은 동무공 일화를 몇가지 적어 보기로 한다.

한두정 선생은 동무공 문하에서 사상의학을 수련한 분으로, 어려서 천자문을 배울때부터 사랑을 받아왔으며, 너는 장차 커서 의원이 되지 말고 문학방면으로 나가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들어온 한 선생은 이를 늘 심중에 새겨두고 있었으며, 후에 사상의학에 조예가 깊으면서 평생에 의원행세를 하지 않은 분이다. 다만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을 하였으며, 말년에 와서는 예암 한석지저 󰡔명선록󰡕과 동무선생의 저 󰡔격치고󰡕를 발행하였고, 1935년에는 󰡔동의수세보원󰡕을 출판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한 선생이 어렸을 때 일이다. 몸이 대단히 허약하여 어디서 노루간(장간)을 구해 먹였다고 하는데, 이말을 들으신 동무선생께서는 깜짝 놀라시고 노루간은 소음인이어야 먹을 수 있는 것인데 소양인에게 먹였으니 장차 토혈을 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크게 염려하고 계셨다 하였으니 이렇게 항상 아껴주시고 사랑을 받아온 한 선생은 동무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평생을 사상의학 발전에 몸바쳐 온 것이다. 그래서 자나깨나 동무공의 말씀만을 하는 것을 들어왔었다. 한 선생의 말에 의하면 동무공께서 18세때에 시베리아를 가신 일이 있었는데 그의 기록을 보면 전신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백보에 하나씩 전주를 세우고 전주위에는 뚱딴지를 달아놓았으며 수백리를 철사를 널어놓고 신호로 통신을 하는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요, 장차는 무선시대도 올 것이라는 예언도 하였다고 한다. 또한 해상에는 철선을 만들어서 석탄을 때고 수증기를 만들어서 쇠배를 가게 하는데 참으로 빠르다고 하였다는 동무공의 외유한 이야기는 한 선생님에게서만 들은 말이다. 언제나 동무 선생님께 모든 사람들이 말하기를 선생님께서 축지법을 쓰신다고 하는데 사실입니까 하고 물으니 선생께서는 나는 그런 법을 한 일이 없다고 하시어 기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하셨다고 한다. 또 사상에 대하여 혹은 오상도 있고 팔상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물으니 선생은 크게 노하시며 나로서는 사상인외에는 본 일도 없고 또 있을 수도 없다고 하셨으니, 인지부국장단은 음양지변화요, 천품지이정은 고무론이라고 하신 사상변증의 진리는 사상인외에는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말하였다. 어떤 날 소양인아가 심한 설사병으로 선생께 찾아온 일이 있었다. 자세히 체질을 살펴보고 약 몇첩을 지어주었는데, 이약에는 석고가 많이 들어있었다. 가지고 간지 얼마 후에 환자의 집에서는 도로 약을 가지고 와서 하는 말이 다른 의원이 약을 펴 보고 설사를 하는 아이에게 이 많은 석고를 넣었으니 병을 고치려고 하는거냐 죽일려고 하는 거냐 하고 노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도로 가지고 왔다고 한다. 동무공은 생각하기를 사상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의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므로 아무 말도 없이 약을 펴놓고 석고 한줌을 더 집어넣고는 따로 백지에다 부적을 써서 약과 함께 주면서 이 약을 먹이는 동안 부적을 아이의 가슴에 넣어 두었다가 약을 다 먹인 뒤에 부적은 삼거리 길 복판에 가서 태워버리라고 일러 보냈다. 동무공 생각은 이 약을 꼭 먹어야 병이 나을 것인데 의원의 말을 듣고 의심을 하게 되므로 이런 방법을 써서 안심시킨 것 뿐이다. 그 약을 먹인 뒤에 아이의 설사는 곧 나았으며 부적을 태울려고 삼거리로 가던 중에 대체 이 부적이 무엇인가 하고 펴보니(반룡산로인)이라고 다섯자가 써 있었다. 반룡산은 함흥시에 있는 것인데 동무공은 자신을 반룡산로인이라고 종종 쓴 일이 있었다. 동무공은 식생활에서 항상 잡곡, 메밀음식, 조개류 외에는 잡수시는 일이 없고, 관직에 있을 때에도 아무리 좋은 진수성찬을 올려도 하나도 잡숫지 않고 잡곡만 드셨다고 한다. 이는 당신의 체질이 [태양인]임을 알았고, 또 본래의 지병을 식이료법으로 고쳤기 때문이다. 동무공께서도 체질을 감별하는 일에 고심하였던 일이 많았으니, 한번은 15·6세 처녀가 찾아왔는데 코피를 자주 쏟는 일이 있으므로 이를 고치기 위함이다. 아무리 보아도 체질을 알 수 없어 이 처녀를 데리고 5리나 되는 길을 걷게 하며 걸음걸이와 행동을 살핀 뒤에 [태양인]임을 알았다고 한다. 다음 코피가 나오거든 갈대뿌리를 달여먹으라고 일러보냈다. 동무공은 이 처녀는 시집을 가더라도 자식이 귀할 것이다 하는 말을 하였는데, 사실대로 자식이 없었다고 한다. 늙어서 노파가 되었을 때 그 노파에게서 직접 들은 말이다. 그 당시에 이미 종두법이 들어왔었고, 이를 본 동무공은 사상체질을 불문하고 예방이 되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연구라고 감탄하였다고 한다. 늘 제자들에게 훈화하시는 중에 글을 읽을 때에는 뜻을 생각해야 하고 농사를 짓는 사람은 소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나 대충 이것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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