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 Tools

Site Tools


slavesofthemachine

컴퓨터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

침대위에서 굴러다니는 책. 예전에 읽었다가 요즘 다시 슥슥 읽는데, 예전에 이책을 내맘대로 해석 한거 같다. 다시 보니 심오하다. 음하하 (요즘 오토마타랑, PL수업에서 굴르다보니 보이게 된건가?)

대충 넘기다가 역자가 임백준씨고, Carver Mead 이름(이럴땐 기억력도 좋지 -_-; 달랑 격언 한줄임)이 눈에 띄길래 다시 봤다. -0-; 테크놀로지에 귀를 기울여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내어라 –카버메드


Carver Mead : 워드 아저씨의 히어로 (see http://xper.org/wiki/xp/WardCunninghamInterview )

컴퓨터 삼국지-재미있게 읽어보는 컴퓨터 산업의 역사 3차 대전과 4차 대전 세계는 1945년 8월, 2차 대전 종식 이래 두 차례 세계 대전을 더 치렀다. 3차 대전의 명칭은 하드웨어 대전이고 4차 대전은 소프트웨어 대전이었다.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으레 이를 미리 꿰뚫어 보는 예언자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는 비록 전쟁을 막을 힘은 없지만 다가오는 전쟁의 원인을 꿰뚫어 보는 것은 물론 전쟁 후에 형성될 새로운 전후 질서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진 인물이다. 삼국지에는 와룡 선생이 있었고, 임진왜란에는 유성룡, 그리고 펠로폰네스 전쟁에는 투키디데스가 있었다. 컴퓨터 대전의 예언자는 카버 미드Carver Mead였다. 과학계에는 두 가지 유형의 과학자가 있다. 하나는 좁고 깊게 보는 과학자들이다. 평생 한 분야를 파고 들어 일가를 이루는 스타일이다. 찰스 다윈, 파스퇴르, 아인슈타인이 대표적인 보기다. 또다른 유형은 과학의 특정 분야보다는 개별 과학 배후에 존재하는 질서(굳이 이름을 붙힌다면 형이상학)에 장기를 발휘하는 유형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넓고 깊게 보는 스타일이다. 또한 이들은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 분야 저 분야를 폭 넓게 섭렵하면서 지식보다는 통찰력과 지혜를 발휘한다. 레오나드로 다빈치와 허버트 스펜서 같은 유형의 과학자들이다. 예언자 카버 미드 카버 미드는 1934년 실리콘 밸리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스탁턴에서 태어났다. 그는 수학, 퀀텀과 반도체, 컴퓨터 칩 설계, 생물학 등의 분야를 넘나들면서 통찰력을 키운 과학자이다. 캘리포니아의 명문 공대인 칼텍에서 공부하던 그에게 가장 영향력을 미친 사람은 노벨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 이었다. 당시 칼텍은 수학을 중시했다. 때문에 물리학 수업도 칠판 위에 끝없이 수식으로 써내려 가는 수업이 대 유행이었다. 그러나 파인만 교수는 예외적으로 직관과 아이디어 그리고 안목을 강조했다. 나중에도 미드는 파인만 교수가 그에게 일러준 교훈을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의 틀에서 볼 것이 아니라 그 문제가 나에게 말하려는 메시지를 귀기울여 듣는 것이다.> 칼텍 졸업 후 버클리를 거쳐 벨 연구소에서 25년간 몸담은 미드는 다이오드 연구를 통해 퀀텀의 세계에 빠져든다. 미드는 이 당시 캘리포니아 패사디나에서 일본의 물리학자 리오 아사키 박사와 공동으로 터널 다이오드를 연구하던 중 퀀텀 현상을 발견하고 그 연구에 몰두한다. 그 후 미드는 향후 전자 산업의 방향과 관련하여 몇 가지 중요한 예언을 한다. 첫째는 전자, 컴퓨터 같은 퀀텀의 영역에서는 신기하게도 기기가 축소될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이는 기존의 뉴턴식 과학관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었다. 과거의 개념으로 축소란 조그만 통 속에 많은 것을 넣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축소할수록 성능이 떨어졌다. 축소한 만큼 저항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드는 전자 같은 퀀텀의 세계는 그 반대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의 주장에 다르면 축소할수록 전기 저항이 떨어질 뿐더러 속도가 빨라진다. 그는 또 트랜지스터는 0.25마이크론, 또는 2500옹스트롬(빛의 파장으로 10억분의 1미터)까지 칩에 심어도 완벽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드는 퀀텀의 특성을 감안할 때 트랜지스터 하나를 머리카락을 400번 쪼갠 크기의 칩에도 심을 수 있다고 했다. 미드는 또 전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진공관식 라디로를 뜯어보면 진공관과 부속품은 빨갛고 파란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전체 회로 가운데 노른자위는 역시 진공관이었다. 진공관은 예민한 존재였다. 열을 잘 받고 충격에 약하고 대량 생산이 잘 안돼 비쌌다. 반면 전선은 진공관에 견주면 종의 위치에 있었다. 전선은 믿음직스러운 존재였다. 열도 잘 안 받고, 또 고장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대량 생산을 하기 때문에 값도 쌌다. 그런데 미드는 장차 이 둘 사이의 위상이 역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드의 주장에 따르면 다가오는 퀀텀의 시대에는 진공관을 대체할 트랜지스터는 종의 위치로 전락하는 반면 그동안 종 노릇을 했던 전선이 주인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본 것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퀀텀 시대의 문제는 전선에서 발생하는 저항과 열 그리고 속도 저하가 최대 과제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드는 퀀텀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컴퓨터 칩 디자인이라고 내다봤다. 1968년 '컴퓨터 시대의 딜레마'라는 논문에서 두가지 점을 강조했다. 하나는 현재의 비싸고 효율이 낮은 대형 컴퓨터는 조만간 소형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 그는 자동차가 개인에게 이동의 편리함을 선사한 개인용 기기라는 점을 예로 들면서 컴퓨터도 지금처럼 크고 효율이 낮은 공룡 컴퓨터에서 개인용 기기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예언자의 운명은 항상 주위의 불신을 받는 법. 미드의 주장은 당시로서는 거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트랜지스터도 신기한데 머리카락 한 올을 400개로 쪼개서 그 위에 트랜지스터를 심는다는 것은 지금도 그렇거니와 당시로서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클리 대학과 벨 연구소를 거치고 훗날 휴렛팩커드의 전자계산기 개발 작업에도 참여한 미드는 1989년 숨을 거두었다. 미드의 예언은 그 후 50년간 컴퓨터 업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잠언이 되었다. 마치 그리스의 신탁처럼 미드의 예언에 순응하는 사람은 크게 일어섰고 그의 예언을 거스르는 사람은 스스로 만든 성공에 제물이 되었다. 그리고 그 첫번째 제물이 된 기업이 바로 IBM이었다. |


[책분류]

slavesofthemachine.txt · Last modified: 2018/07/18 14:10 by 12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