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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정한 마음으로 열광하던 때를 돌아본 다음에야 그 열광의 분주함이 무익함을 알게 되고, 번거로움에서 한가로움으로 들어가 보고서야 한가할 때의 재미가 더욱 유장함을 깨달으리라.
  • 마음 바탕이 조촐하여야 비로소 책을 읽어 옛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그러지 않으면 한 가지 착한 일을 보아도 이를 훔쳐서 제 욕심을 채울 것이요, 한 마디 착한 말을 들어도 이를 빌려서 제 단점을 감출 것이니, 이 어찌 원수에게 무기를 빌려 주고 도둑에게 양식을 대어 주는 것이 아니랴.
  • 진실한 청렴에는 청렴이라는 이름조차 없으니, 이름을 내려는 것은 바로 탐욕스러운 까닭이다. 참으로 큰 재주에는 교묘한 기술이 없으니, 기교를 부리는 것은 곧 졸렬한 까닭이다.
  • 앞을 다투는 길은 좁으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절로 한 걸음 넉넉해지고, 짙고 화려한 재미는 짧으니 일 분만 맑고 엷게 하면 절로 일 분이 길어지리라.
  • 하늘은 한 사람의 어진 이를 내어 뭇사람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나 세상은 도리어 잘난 것을 뽐냄으로써 남의 모자라는 곳만 들춰내고 있다. 하늘은 한 사람에게 부를 주어 여러 사람의 곤함을 건지게 함이건만, 세상은 도리어 저 있는 바를 믿고 사람의 가난함을 깔보나니 진실로 하늘의 벌을 받을진저.
c3_a4_b1_d9_b4_e3.txt · Last modified: 2018/07/18 14:10 by 127.0.0.1